나이키 상황이 별로 안 좋다. 뉴발란스에 밀리고, 온러닝 같은 신생 브랜드에 치이고. 아디다스도 요새는 엄청 잘나간다. 여기도 한 때 거의 맛탱이 갔었는데... 다들 한 마디 씩 얹는다. 나이키도 이제 끝났다, 결국 부활 할거다. '망한 이유'에 대해 또 한 두 마디 씩 한다. 무리하게 D2C를 밀어 붙인게 패착입네, 테크 출신 CEO가 업계에 대해 몰라서 다 망쳤네. 올드한 디자인이 Gen Z한테는 안 먹힌다는 둥.
다 개소리다. 일어난 일은 일어났기 때문에 일어났다. 나이키가 힘든 이유는 그냥 세상 일이 내 맘 같지 않기 때문이다. **어떤 선택들을 나름 타당한 이유**로 했는데, 일이 잘 안 풀려서다. 일이 잘 풀렸다면 D2C는 역시 혜안이 있었다 할 것이고, 올드한 디자인은 클래식이 된다. 사람들은 상황이 좋을 땐 너~무 좋다고 생각하고, 상황이 나쁠 땐 너~무 나쁘다고 생각한다.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,상황에 맞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믿거나, 더 나아가서 아예 끼워 맞춘다. "A 했기 때문에 성공(실패)했다."
에.. 세상은 복잡계라 그렇게 말하면 좀 거시기하다. 'A 했기 때문에 성공(실패)했다.' 이런 걸 진실이라고 받아들이면 생기는 문제들이 있다. 우선, 이 세계관에서 실패한 사람은 다 바보등신이 된다. 무언가에 성공한 사람, 잘 안 된 사람 모두 나름의 thesis를 가지고 배팅한 사람들이다. 심지어 같은 thesis라고 해도 결과는 천차만별일 수 있다. 테슬라가 잘될 거라고 생각해 돈 넣은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. 누군가는 한강뷰 아파트를 사고, 다른 누구는 한강물에 뛰어든다. 둘은 같은 thesis를 가졌었다. 근데 돈 잃은 한 쪽만 병신인가?
이 세계관을 받아들이면, 자아상을 건강하게 유지하기가 아주 어렵다. 내가 '나'를 일이 잘 풀릴 때만 존중하고 사랑하게 된다. 대놓고 밑지는 장사다. 세상사 디폴트로 잘 안풀리게 되어있는데, 해서 아주 높은 확률로 안풀린 나를 반복해서 마주해야 하는데, 그때마다 야 이 한심한 놈아 하면 답이 없다. 나라고 이렇게 될줄 알았나. 잘될줄 알고 한거지. 돈 잃으려고 주식하는 사람있나. 이혼하려고 결혼하는 사람있나. 그럴 만 해서 그런 건데, 잘 안됐다고 쥐잡이 시작하면 곤란하다.
다만 이 쥐잡이를 좀 멈추거나 덜 하기 위해 중요한 게 있다. **어떤 선택들을 나름 타당한 이유로 했다는 느낌**이라고 해야하나. 돈 생길 때마다 빠찡코에 돈 다 넣고 매번 잃으면서 '그럴 만 했으니 괜찮아' 하기는 쉽지 않다. 나는 나를 꽤 잘알아서 거짓말 하면 다 눈치 챈다. 의사결정을 '잘' 해야 하는 이유는 좋은 결과 보다도 나중에 스스로에게 할 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. 의사결정을 잘 한다고 결과가 꼭 좋지는 않다. 다만 거지 같이 하면 반드시 나를 원망하게 된다.
그럼 좋은 의사 결정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할까?